두경민 지운 DB, 그래도 우승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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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민 지운 DB, 그래도 우승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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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원주 DB, 한국가스공사와 접전끝에 75-74로 신승

김주성 감독이 이끄는 프로농구 원주 DB가 정규리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DB는 3월 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가스공사와 접전끝에 75-74, 1점차로 신승했다.

DB는 에이스 디드릭 로슨이 22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박인웅이 3점슛 3개포함 17점, 김종규가 12점 6리바운드, 강상재는 7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지원했다. 가스공사는 무려 29점을 터뜨린 샘조세프 벨란겔을 앞세워 4쿼터 막판까지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으나, 경기종료전 벨란겔의 3점슛과 박봉진의 2점슛이 모두 림을 벗어나며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4연승을 질주한 DB는 35승 10패를 기록하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2위 수원 KT가 같은날 부산 KCC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1위와의 승차는 5게임으로 벌어졌다. 9경기를 남겨둔 현재 DB의 정규리그 우승 자력 확정 매직넘버는 '6승'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반가운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주성 DB 감독은 이날 가스공사전을 마치고 최근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던 베테랑 가드 두경민의 '시즌내 복귀 무산' 소식을 발표했다. 두경민은 올해 1월 구단에 트레이드 요청을 한 이후로 팀 전력에서 제외되어 경기에 출장하지 않고 있던 상태였다.

KBL의 2023-24시즌 트레이드 마감 기한이었던 4라운드 종료일까지 두경민은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하여 결국 팀에 잔류해야 했다. 이에 김주성 감독은 최근 두경민과 면담을 진행하여 팀복귀 여부를 상의했으나, 서로 입장차가 커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성 감독은 올시즌 두경민의 복귀에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겠다며 마음을 확실히 정리한 듯한 모습이다.

두경민은 DB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2010년대 KBL을 대표하는 듀얼가드 중 한 명이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전체 3번으로 DB에 입단한 이래, 2021년 트레이드로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이적했다가 1년 만에 다시 복귀하며 한 시즌을 제외하면 내내 원주에서만 선수생활을 해왔다. 2017-18시즌에는 DB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MVP까지 수상하기도 했다.

두경민은 DB 2기 첫 시즌이었던 2022-23시즌 14.6점에도 기록하며 출전한 시간 동안에는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잦은 부상으로 고작 25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 DB가 7위에 그치며 6강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실패한데는 두경민의 공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시즌 역시 부상으로 시즌 장기 결장하다가 작년 12월 12일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드디어 복귀했다. 하지만 불과 11경기만 소화하고 지난 1월 8일 수원 KT전을 끝으로 다시 코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개인 기록은 6.2점, 1.7어시스트, 3점슛 29.3%(경기당 1.1개)로 데뷔 이후 두경민의 커리어 로우 기록이었다.

두경민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DB의 백코트 에이스 역할은 아시아쿼터인 이선 알바노에게로 자연히 넘어갔다. 아이러니하게도 팀은 올시즌 두경민이 결장하는 동안 역대급 페이스로 1위를 질주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알바노는 15.4점에 6.8어시스트로 어시스트 부문 1위를 질주하며 팀동료 강상재-김종규와 함께 올시즌 정규리그 MVP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두경민이 DB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정확한 속사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두경민이 건강하게 복귀하여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되어주기를 기대했던 DB 팬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두경민은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기에 출전하면 일정 이상의 활약이 보장되는 선수다. 리딩과 득점이 모두 가능한 두경민이 굳이 선발이 아닌 식스맨으로만 활약해준다고 해도, 알바노에게 집중된 공수부담을 상당히 덜어줄 수 있었다.

선수 입장에서 구단과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먼저 트레이드를 요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좋지않았고, 이후의 선수측 대응도 그리 현명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트레이드가 불발되면서 두경민은 엄연히 아직 DB 소속이다. 두경민은 지난 2022년 DB와 4년간 보수 5억원에 계약을 맺었고, 아직도 2년이 더 남아았다.

속사정이야 어찌됐든 일단 계약기간동안은 프로답게 소속팀에서 백의종군하여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두경민에게나 DB에게나 가장 좋은 그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DB는 이제 두경민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고, 이대로 끝까지 남은 시즌을 꾸려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경민의 흔적은 DB의 홈구장에 비치된 선수단 배너나 라커룸에서도 이름이 지워지며 전혀 찾을 수 없는 상태다. 이로써 두경민은 단지 한 시즌을 허무하게 날린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DB에서의 미래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MVP를 차지했던 2018년에도 감독과의 불화설과 태업설 등으로 이미 한 차례 큰 곤욕을 치른 전과가 있던 두경민이기에 이번에는 팬들의 여론도 선수 측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DB는 이미 두경민의 공백을 대비하여 알바노와 함께 볼핸들러 역할을 해줄 백업 자원으로 유현준을 복귀시켰다. 김영현, 최승욱, 박인웅 등 풍부한 3&D 자원들도 갖췄다. 외국인 2옵션이던 장신 센터 제프 위디의 출전시간을 늘리면서 주전들의 체력안배를 통하여 플레이오프 대비모드에 들어갔다.

두경민 없이도 잘나가고 있는 DB가 과연 6년 전의 아픔과는 달리, 이번에는 정규리그를 넘어 챔프전 우승의 한까지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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