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 비는 틈이 한 순간도 없다! 영혼의 단짝 메가X지아X김윤솔 통역의 시끌벅적 인터뷰
무슨 이야기가 나오든 서로를 칭찬하거나 놀리며 신나게 웃는다. 그리고는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메가와 지아는 함께 하는 시간이 마냥 좋았다.
돌풍의 1라운드부터 최후의 6라운드까지, 정관장의 핵심은 언제나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 쌍포였다. 두 선수가 잘 될 때 정관장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팀이었고, 두 선수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정관장도 좋지 않은 흐름을 탔다.
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정관장과 현대건설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도 두 선수의 활약과 팀의 경기 결과가 비례했다. 지아가 31점, 메가가 29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하자 팀도 세트스코어 3-2(23-25, 25-15, 16-25, 25-19, 15-10) 승리를 거두며 6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두 선수가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다. 먼저 지아가 “정말정말 행복하다(웃음). 이제 우리 팀은 어떤 상황에서 무너지더라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강한 희망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승리 소감을 전했고, 이어서 메가도 “호흡도 좋았고, 경기력도 좋았다. 3세트에 리듬이 조금 흔들렸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모든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진 인터뷰는 두 선수의 추임새와 하이파이브로 가득했다. 먼저 메가에게 2세트에 기록한 11연속 서브(V-리그 여자부 역대 2위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지아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메가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메가는 “2015년인지, 2017년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16점에서 24점까지 연속 서브를 구사해본 기억도 난다. 그 때는 그냥 국내 대회였다”며 과거에도 기분 좋은 연속 서브를 구사한 적이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서 지아에게는 반대로 조금 민망한 질문을 던졌다. 이날 경기 도중 두 차례나 나온 서브 순서 착각의 이유를 묻자 지아는 다소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메가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지아는 “경기를 하다 보면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야 한다(웃음). 공에만 집중하다가 로테이션을 좀 헷갈렸다. 언니들이랑 메가가 다시 짚어준 덕분에 잘 넘어갔다”는 대답을 들려줬고, 두 선수는 서로를 보고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정관장의 6연승 질주에는 단연 좋아진 팀 분위기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 두 선수에게 팀 분위기 상승의 원인을 물었다. 먼저 메가는 “선수들끼리 수다를 떠는 시간들이 도움이 된 것 같다. 3라운드 때 우리가 리듬을 잃었을 때도, 서로 선수들끼리 웃고 농담을 나누면서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는 대답을 들려줬다.
메가의 이 대답을 김윤솔 통역이 한국어로 바꿔 전달하는 동안에도 메가와 지아는 위의 대답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고 있었고, 자신의 차례가 오자 수다를 멈춘 지아는 “메가와 같은 생각이다. 덧붙여서 선수 개개인이 각자의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경기에 더 진지하게, 더 자신 있게 임할 수 있었다”는 대답을 추가로 전했다.
비록 메가와 지아에게는 상대 팀이었지만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활약은 엄청났다. V-리그 입성 후 개인 최다득점 신기록인 44점을 퍼부었다. 같은 외국인 선수이자 주포로서 두 선수에게도 자극이 됐는지 질문을 던지자, 두 선수는 김 통역의 전달이 끝나기도 전에 “와우 모마, 와우”, “진짜 스파이크 미쳤다” 등을 연발하며 모마의 활약을 인정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경기장 안에서는 의연한 자세를 유지했다. 먼저 메가는 “모마가 잘하는 선수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배구는 한 선수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마가 점수를 낸다고 겁내기보다는 어떻게 팀적으로 헤쳐 나가야 할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는 대답을 들려줬고, 이 대답을 들은 지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두 선수의 엄청난 텐션에 김 통역도 웃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또 한 번의 하이파이브가 끝난 뒤, 지아 역시 “모마가 득점을 올려도 그 순간은 빨리 잊고 내가 점수를 올리는 것에 더 집중해야 했다. 물론 동기부여가 된 것도 있긴 했지만, 팀을 위한 집중력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었다”는 대답을 들려줬다.
이후 김 통역이 지아의 위 대답 내용을 전달하는 동안, 두 선수는 또 다시 왁자지껄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놀렸다. 중간에서 지친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은 김 통역은 “지금 둘이 서로 꼴통이라고 놀리고 있다”며 두 선수의 대화 내용을 폭로해버리기도 했다.
메가와 지아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홍삼을 매일 아침 먹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건강한 것 같다. Thank you 정관장, Thank you KGC”를 연발하며 취재진의 폭소를 유발한 채 인터뷰실을 떠났다. 경기장에서는 경기 내내 서로를 도왔고, 인터뷰실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멋진 하루를 만든 두 선수와 김 통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