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안정' LG일까, '이변 전문' 히어로즈일까

'투타 안정' LG일까, '이변 전문' 히어로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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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의 매치업이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로 결정됐을 때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한 목소리로 올해 준플레이오프가 어느 한 팀의 일방적인 우위로 쉽게 끝나진 않을 거라 전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키움과 kt는 정규리그 144경기에서 80승 2무 62패로 정확히 동률을 이뤘을 만큼 전력이 팽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구팬들의 예상대로 양 팀은 5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준플레이오프가 장기화되면서 내심 쾌재를 부른 팀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 상대를 기다리고 있던 LG 트윈스였다. 물론 준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 kt를 꺾고 올라온 키움의 기세도 만만치 않지만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투수력을 비롯해 체력을 많이 소모했고 플레이오프까지 휴식일도 하루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LG의 우세를 점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플레이오프 흐름을 보면 플레이오프가 언제나 정규리그 2위에게 유리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19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3년 간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준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팀이 정규리그 2위팀을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바 있다. 준플레이오프 승리로 기세를 탄 키움도 충분히 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연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SSG랜더스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놓고 격돌할 팀은 어디일까.

[LG트윈스] 투타 우위, '20년 만의 KS' 보인다

정규리그 144경기의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투수가 강한 팀과 타격이 강한 팀이 있고 더 자세히 들어가면 선발이 강한 팀과 불펜이 강한 팀, 그리고 홈런을 앞세운 '빅볼'을 추구하는 팀과 작전을 통해 점수를 짜내는 '스몰볼'에 강한 팀도 있다. 하지만 그 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진정한 강 팀이 되기 위해서는 타격과 투수력, 선발과 불펜, 빅볼과 스몰볼에 모두 강해야 한다. 2022 시즌의 LG처럼 말이다.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팀 타율(.269)과 팀 홈런(118개), 팀 타점(674개), 팀 득점(715점) 부문에서 모두 10개 구단 중 3위에 올랐다. 특출나게 뛰어난 부분은 없지만 약점이 없고 균형이 잘 잡힌 타선을 보유했다는 뜻이다. 또한 LG는 3.33의 팀 평균자책점(1위)으로 10개 구단에서 가장 견고한 마운드를 자랑했고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자리 수 팀 홀드(107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풍부한 불펜진을 자랑하는 팀이다.

LG는 다승왕(케이시 켈리, 16승)과 세이브왕(고우석, 42세이브), 홀드왕(정우영, 35홀드)을 모두 보유한 '투수왕국'이다. 켈리와 아담 플럿코로 구성된 외국인 듀오는 정규리그에서 무려 31승을 합작했고 3선발이 유력한 김윤식의 9월 이후 성적은 4승 무패0.79였다. 여기에 정우영, 이정용 같은 젊은 투수들과 김진성, 진해수 등 베테랑 투수들이 조화를 이룬 불펜진까지. LG가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자신하는 이유는 바로 물 샐 틈 없는 마운드에 있다.

류지현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팀 내 유일한 3할 타자 문보경(.315)을 주로 6번에 배치했을 만큼 타선에서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다. 따라서 LG는 플레이오프에서도 홍창기-박해민의 테이블세터와 김현수, 채은성, 오지환으로 구성된 중심타선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올 시즌 잠실 유격수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한 오지환이 공수에서 정규리그처럼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LG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사실 LG는 2013년과 2014년, 2016년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각각 두산 베어스와 키움, NC 다이노스의 벽에 막혀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게다가 LG는 플럿코의 정규리그 조기마감과 로벨 가르시아의 퇴출 등 외국인 선수 리스크도 있다. 하지만 LG가 올해마저 키움에게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양보한다면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LG를 한결같이 믿고 지지해준 팬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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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디펜딩 챔피언' kt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1차전 마무리 김재윤을 무너트리며 기선을 제압한 키움은 2차전에서 외국인 에이스 웨스 벤자민을 앞세운 kt에게 곧바로 반격을 당했다. 키움은 다시 3차전에서 장단 16안타를 퍼부으며 kt를 벼랑 끝으로 몰아 세웠지만 4차전에서 다시 25안타를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6-9로 패하면서 원치 않았던 5차전까지 시리즈가 연결됐다.

하지만 키움은 kt에게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허락하지 않았다. 키움은 플레이오프를 위해 아꼈던 에이스 안우진 카드를 꺼내 들어 6이닝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kt에게 실점을 최소화했고 4회에는 '가을 사나이' 송성문이 벤자민을 상대로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홍원기 감독은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까지 불펜으로 올리는 총력전을 펼쳤고 결국 4-3으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따내며 LG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게 됐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안우진과 요키시를 모두 소모한 키움은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에게 중요한 플레이오프 1차전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 애플러는 정규리그에서 6승 8패 ERA 4.30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지난 19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5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친 바 있다. 키움은 1차전에서 요키시와 안우진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을 총동원할 확률이 높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베테랑 이지영(.421)과 이용규(.364)가 좋은 타격컨디션을 뽐냈고 중심타선 이정후(.368 3타점)와 김혜성(.318 3타점), 야시엘 푸이그(.278 1홈런 5타점)의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다. 비록 타율(.200)은 낮았지만 1차전과 5차전에서 결승타를 기록한 송성문(1홈런 4타점)의 '해결사 본능' 역시 키움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무기다. 물론 김휘집과 김준완, 전병우 같은 조연들도 단기전에서는 얼마든지 주연이 될 수 있다.

굳이 정규리그 성적과 객관적인 전력을 따지지 않더라도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온 데다가 1, 2차전에서 에이스 안우진을 투입하기 힘든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키움은 열세를 극복하고 상위권 팀을 탈락시키는 '언더독의 반란'에 누구보다 익숙한 팀이다. 히어로즈는 이제 8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좋은 기억을 다시 소환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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