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미래, 두명의 1순위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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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미래, 두명의 1순위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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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 썬더스 역사에서 2000년 신인드래프트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중 한명인 이규섭(44‧198cm)이 입단한 해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1순위 지명권을 얻기 무섭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려대 이규섭을 지명했고 그로인해 명문구단으로서의 기틀을 잡아나갈 수 있었다.

삼성은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현대(현 KCC)와 라이벌 관계였다.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반복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실업농구 양대명문으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하지만 프로로 무대를 옮기고 나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가 ‘이조추(이상민, 조성원, 추승균) 트리오’를 앞세워 우승횟수를 늘려나가는 동안 삼성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무관이 거듭될수록 마음은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규섭이 신인으로 입단하고나서 그러한 불운은 바로 깨졌다. 빼어난 앞선과 윙자원을 갖추고있던 삼성에 아쉬웠던 것은 골밑 인근에서 궂은 일을 해줄 수 있는 토종 빅맨 자원의 존재였다. 당시 이규섭은 그러한 역할에 안성맞춤인 선수였다. 대학시절 센터로도 활약했던 선수답게 어지간한 단신 외국인선수 수비가 가능했고 리바운드, 몸싸움 등 팀에 소금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거기에 더해 공격시에도 가성비가 높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괴롭혔고 많은 숫자의 파울을 유발하기도 했다. 대학시절부터 빼어난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지라 찬스가 왔다 싶으면 지체없이 3점슛, 미들슛을 성공시켰다.

그의 존재로 인해 삼성은 두명의 외국인선수와 더불어 ‘트리플 포스트’를 쓰는 효과를 누릴수있었다. 수시로 도움수비를 들어가며 외국인센터 무스타파 호프의 골밑 수비 부담을 덜어주었고 그로인해 아티머스 맥클레리 역시 내외곽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할 수 있었다. 잘 뽑은 신인 한명으로인해 팀의 공수밸런스가 완전히 확 바뀌어버린 것이다.

당시 신인왕은 당연하다시피 이규섭에게 돌아갔고 삼성은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며 숙원을 풀었다. 이규섭은 2005~06 시즌 삼성의 두번째 우승 당시에도 주축으로 활약했고 비록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지만 이후 두 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모두 기여한다. 삼성이 정점에서 경쟁할 때마다 늘 함께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잘뽑은 1순위 지명권 한 장은 팀의 운명까지도 바꾸어놓기 십상이다. 김주성의 DB, 하승진의 KCC 또한 그랬다. 그런점에서 차민석(21‧199.6cm)과 이원석(22‧207.5cm)은 삼성 입장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은 2020년, 2021년 2년연속으로 1순위 지명권을 받게되는 행운을 누렸고 그때 받았던 지명권으로 차민석과 이원석을 영입했다.

삼성은 아마시절부터 다재다능하다는 평가를 받은 KBL 첫 고졸 1순위 차민석이 앞서 고졸신화를 썼던 송교창처럼 크기를 기대하고 있고 큰키에 잘달리는 이원석에게는 ‘제2의 김주성’을 바라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민석의 다재다능함은 프로에 와서는 확실한 장기가 하나도 없다는 혹평으로 바뀌고 말았다.

전천후 장신 3.5번이 기대치였으나 결정적으로 슛에 약점을 보이며 포지션이 애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빅맨으로서 골밑에서 활약할만큼 운동능력이나 파워가 돋보이지도 않는다. 팀에서도 여러 가지 방향으로 차민석의 색깔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확실한 성장 방향 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이원석같은 경우 차민석에 비해서는 나은 상황이다. 장신에 잘 달릴 뿐만 아니라 슛거리도 길어서 스트레치 빅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시로 허슬 플레이를 보일만큼 근성이 살아있고 블록슛 능력도 좋은 편이다. 문제는 그보다 뒷순번에서 뽑힌 하윤기(23‧204cm)와 이정현(23‧187cm)이 너무 잘한다는 사실이다.

하윤기는 차기 국가대표 빅맨으로 언급될만큼 파워풀한 골밑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정현 또한 KBL 역사에 한획을 그은 선배 이정현 못지 않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는 평가가 많다. 이원석이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뒷순번 동기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고있는 모습이다.

때문에 삼성 팬들 사이에서는 ‘제대로 1순위 지명권을 사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차민석 대신 박지원(24‧190.8cm), 이원석 대신 이정현을 뽑았다면 삼성은 기존 김시래, 김진영 등과 더불어 ‘가드왕국’구축이 가능했다. 하윤기의 존재 역시 이원석을 계속 가리고 있다.

하지만 언급한 선수들은 모두 이제 프로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영건들이다. 당장은 조금의 우열이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누가 앞에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로 삼성 또한 가능성을 보고 나이가 어린 차민석, 이원석을 뽑았다. 지금은 밀리는 듯 보여도 충분히 그들 이상의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훗날 삼성의 1순위 카드 2장이 어떤 결과로 마무리 지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프로농구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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