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다. 차등 승점제에 따라 경기에 지고도 순위가 올라가는 일이 벌어지는 등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중위권팀들은 봄배구로 가기 위해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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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은 지난 16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전 홈경기에서 3-2(25-21 25-21 22-25 16-25 15-13)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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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인 OK금융의 순위가 오르는 게 상식적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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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을 쌓은 OK금융은 14승15패 승점 41점으로 우리카드(14승14패 승점 41점)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세트 득실에서 밀려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한 채 5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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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1패가 추가된 한국전력은 13승16패가 됐지만 풀세트 접전 덕에 승점 1점을 쌓아 승점 42점을 기록, 우리카드를 4위로 끌어내리고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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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프로배구가 적용하고 있는 차등 승점제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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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에서는 세트스코어 3-1이나 3-0으로 이기면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기면 진 팀과 승점을 나눠 가져야 한다. 풀세트 후 승리팀은 3점이 아닌 2점을, 패한 팀은 0점이 아닌 1점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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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셈법에 따라 한국전력은 경기에서 지기는 했지만 2개 세트를 따낸 덕에 승점을 추가해 3위까지 오른 것이다. 다만 우리카드가 지난 17일 대한항공을 3-0으로 꺾어 승점 3점을 쌓아 44점이 되면서 한국전력은 다시 4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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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는 V-리그 3위 자리는 봄배구, 즉 포스트시즌으로 갈 수 있는 순위다. 현행 규정상 3위와 4위팀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경우 양 팀 간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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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가 4위에 비해 유리하다. 준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데 남자부의 경우 3위팀 홈구장에서 열린다. 홈경기장에서 홈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을 경우 기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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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3~5위 팀들의 중위권 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각 팀당 7~8경기만 남은 가운데 3위에서 5위까지는 단 한 경기로 순위가 뒤집힐 정도로 근접해 있다. 6위 KB손해보험과 7위 삼성화재는 다소 뒤처져 있기는 하지만 연승 행진을 할 경우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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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이번 시즌 정규리그 막판 열쇳말은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2세트까지 따내고 풀세트 끝에 지면 승점을 1점 따낼 수 있다. 그래야 16일 한국전력처럼 지고도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승점 1점이 귀중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정신을 발휘해야 팀을 봄배구로 견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