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돌아온 루턴, ‘작고 소중한 홈구장’에서 세트피스로 기적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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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만에 돌아온 루턴, ‘작고 소중한 홈구장’에서 세트피스로 기적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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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턴타운은 올 시즌 가장 이색적인 팀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PL 출범 이후 최초로 프로리그 바깥(5부리그)에서부터 올라온 팀이자 31년 만에 승격한 구단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강등 1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한 시즌 만에 복귀한 번리, PL에서 적극적인 센터백 전진으로 발자취를 남긴 셰필드유나이티드에 비해 루턴은 자신들만의 무기가 없는 듯했다.

PL에서 가장 크기가 작은 홈구장 케닐워스 로드는 시즌 초반 루턴처럼 약해보였다. 안전 문제로 1만 명을 겨우 수용하는 관중석 규모는 물론 실제 경기장 크기도 너비 100.6m, 너비 65.8m로 모든 PL 구장을 통틀어 가장 작다.

그런데 루턴은 작고 낡은 홈구장을 기회로 삼았다. 루턴은 올 시즌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성적도 놓고 보면 리그 홈 성적(3승 2무 6패, 승점 11)과 원정 성적(2승 2무 6패, 승점 8)에 극적인 차이는 없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원정에서는 이따금 대패도 당하는 반면 홈에서는 단 한 번도 2점차 이상으로 진 적이 없다. 단단한 수비와 조직적인 압박을 바탕으로 한 루턴 특유의 끈적한 축구가 작은 경기장과 시너지를 일으켰다.

아스널, 맨체스터시티, 리버풀 등 강팀을 상대로도 저력을 발휘했다. 아스널전에는 한때 3-2로 앞서나가기까지 하며 상대를 사지로 내몰았고, 맨시티전에는 선제골을 넣어 디펜딩 챔피언을 당황케 했다. 리버풀전에는 1-1로 비기며 소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가장 강등 가능성이 높았던 팀이 승격팀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을 압도적으로 정복했던 번리는 PL에서 개인 기량 한계를 체감하며 여전히 풀리지 않는 후방 빌드업 축구를 구사한다. 셰필드는 선수비 후역습 축구가 통하지 않을뿐더러 운까지 따라주지 않으며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루턴은 이 둘과 약간은 다른 방식을 차용해 승점을 쌓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비를 우선시하지만 마냥 내려서기보다 순간적으로 조직적인 압박을 구사해 빠른 역습을 전개하기를 즐긴다.

역습이 통하지 않더라도 루턴엔 강력한 무기가 있다. 루턴은 세트피스를 득점으로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 루턴은 오픈 플레이 득점이 11골로 리그 19위인 데 반해 세트피스 득점은 8골로 PL 전체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트피스 기대 득점이 5.19골에 불과함을 감안하면 대단한 전환율이다.

이를 통해 마침내 강등권 탈출까지 성공했다. 루턴은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을 상대로 4-0 대승을 거뒀다. 애초에 브라이턴이 낮은 수비라인으로 역습하는 팀에 매우 약하긴 해도 이 정도 격차로 승리하는 건 시즌 전체 탄력을 얻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역습 세 방에 세트피스로 방점을 찍은 루턴은 셰필드와 번리는 물론 에버턴까지 제치며 17위로 올라섰다. 16위 노팅엄포레스트도 승점 1점 차로 가시권에 뒀다.

루턴은 2026년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새 홈구장을 건립하고 있다. 케닐워스 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날도 머지 않았다. 그래도 루턴은 지금도 케닐워스 로드와 함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으며, 신구장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루턴의 작고 소중한 요새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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