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경, SK지키는 진흙투성이 가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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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부경, SK지키는 진흙투성이 가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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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받는 빅맨중 한명!’ 서울 SK 나이츠 베테랑 빅맨 최부경(33‧200cm)을 가리키는 말이다. 적지않은 농구인들은 ‘화려하거나 기록지를 빽빽하게 채우는 선수는 아니지만 코트에 나와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느낌을 주는 선수다’며 보이지않는 공헌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SK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공격력을 앞세운 빅맨들에 비해 덜 부각되는 면이 강하지만 최부경이 코트에서 보여준 공헌도를 잘 알고 있는지라 어지간한 상대팀 토종 빅맨이 부럽지않다. 외려 루키 시절부터 지금까지 프로생활 전부를 SK에서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수시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SK의 추승균, 양희종같은 존재가 바로 최부경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일 울산에서 있었던 현대모비스전은 SK입장에서 아쉽기 그지없다. SK가 84-75로 앞서고있던 상황에서 상대 외국인선수 게이지 프림과의 충돌로 무릎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인대, 연골 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며 큰 부상은 면한듯 싶지만 통증이 남아있는지라 다음 경기 출전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전희철 감독 또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SK에 입단했던 최부경은 통산 470경기에서 평균 6.69득점, 1.31어시스트, 4.81리바운드를 기록하고있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팀내 핵심 빅맨으로서 다소 아쉬워보이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최부경은 기록지로 평가할만한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성적에 욕심내는 유형도 아니거니와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리바운드나 수비 등 궂은 일 위주로 플레이하는 블루워커형이기 때문이다. 특출나게 빠르거나 운동능력이 돋보이는 편은 아니지만 두루두루 평균 이상은 된다는 평가이며 듬직한 웨이트를 바탕으로 버티는 힘이나 세로수비에서 강점이 있다. 스크린을 걸어주는 능력도 뛰어나다.

때문에 전임 문경은 감독은 물론 현 전희철 감독까지 최부경 얘기만 나오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이다. 밖에서 보는 모습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직접 쓰는 지도자 입장에서 높은 가치를 실감하고있는 이유가 크다. 최부경이 입단한 이후 SK멤버를 보면 공격적 성향이 강한 선수가 많았다.

농구라는 종목은 공격, 수비 어느 한쪽으로 너무 몰리게되면 제대로된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강점만큼 약점도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공수밸런스가 조화를 이룰 때 안정적인 경기력을 갖춘 강팀이 된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보이지않는 부분에서 마당쇠 역할을 해주는 최부경의 존재감은 겉으로 보이는 이상이었다는 분석이다.

문경은호의 SK가 강팀으로 발돋움하는데 있어 가장 큰 주역중 하나는 단연 애런 헤인즈(41‧ 199cm)다. KBL에서 선호하는 포스트 활약형 선수가 아닌 장신 스윙맨 타입의 선수임에도 ‘SK 공수의 시작과 끝’으로 불렸다. 다소 마른 체격으로 파워에서는 다른 외국인선수들에게 미치지못했으나 BQ와 운동능력이 좋고 정확한 중거리슛이 일품이었다. 골 결정력 또한 뛰어났다.

영리한 선수답게 헤인즈는 상대를 속이고 돌파하는 능력이 좋았는데 그중에서 자유투를 얻어내는 기술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혔다. 훼이크 동작을 통해 수비수를 공중에 띄운후 일부러 부딪혀 자유투 파울을 자주 얻어냈는데 수많은 선수들이 여기에 알고도 당했다. 거기에 일대일 수비는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으나 조직적인 수비에서의 움직임이 탁월했다. 문감독은 헤인즈의 이러한 능력을 누구보다도 잘 활용하는 지도자였는데 특히 3-2드롭존에서 중심 역할을 부여하면서 포스트 수비에서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어버렸다.

그러한 SK농구에서 최부경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아무리 헤인즈가 조직적인 수비에 능하다하더라도 상대팀 외국인 빅맨을 막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영리한 플레이를 통해 잠시동안은 상대한다해도 경기내내 몸싸움을 하면서 감당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렇게될 경우 엄청난 체력적 부담까지 가중시켜 다른 잘하는 플레이까지 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최부경의 주 역할중 하나는 골밑 수비였다. 보통 국내 빅맨은 국내 빅맨끼리 매치업되지만 최부경같은 경우 SK의 특수한 상황상 외국인 빅맨을 맡는 경우도 많았다. 어찌보면 최부경이 있었기에 SK도 헤인즈를 마음놓고 썼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수비 중심 선수의 특성상 거친 플레이가 종종 나오고 그로인해 부상자가 여럿 생겨나면서 일각에서는 더티플레이어로 비난을 받기도 하는 모습이다.

신인 시절에는 골밑 인근에서 볼을 잡으면 우직하게 힘으로 밀고 들어가 포스트업 등 일대일 공격을 자주 시도했으나 잦은 부상 등으로 몸상태가 예전같지 않아지면서 받아먹는 득점이나 풋 백의 비중이 높아졌다. 볼없는 움직임이 좋은 편이고 순간적인 움직임도 나쁘지않아 속공상황에서 피니셔나 트레일러 역할도 잘해낸다.

최부경은 2019~20시즌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들어섰다는 혹평을 받았다. 출장시간이 줄어든 가운데 전반적인 세부기록 또한 떨어졌다. 때문에 올 시즌을 앞두고 그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은 많지않았지만 외려 최근 몇시즌간 가장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 44경기에서 평균 6.57득점, 0.98어시스트, 4.70리바운드, 0.89스틸을 중인데 여기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야투성공률이다.

커리어 처음으로 50%이상(54.46%)을 기록중인데 그만큼 꾸준하게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있다는 증거다. 최근에는 특히 경기력이 좋았다. 4경기 연속으로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으며 막판 부상을 당했던 현대모비스전에서는 36분 51초를 뛰며 17득점, 8리바운드, 1스틸, 야투성공률 72.73%로 펄펄날았다.

올시즌 SK는 안영준의 군입대로 인해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최부경의 부활은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화려한 도미’ 동료들을 받쳐주고있는 ‘진흙투성이 가자미’ 최부경의 모습은 팀승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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