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요키치, 올 시즌에도 판 뒤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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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요키치, 올 시즌에도 판 뒤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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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역사상 기대치 대비 가장 크게 대박을 터트린 선수를 꼽으라면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29‧211cm)를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1순위로 지명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그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어주길 바라며 픽을 행사했겠지만 지명 순위를 고려했을 때 주전급은 욕심이고 쏠쏠한 벤치 멤버 정도로만 성장해준다 해도 충분히 흡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키치는 자신에 대한 기대치 그 이상을 가볍게 뛰어넘었고 현재는 팀내 주전 센터이자 간판스타는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정규시즌 MVP를 2회 연속 받으면서 더이상 검증이 필요 없는 최고의 빅맨으로 우뚝서더니 지난 시즌에는 창단이래 내내 무관에 그쳤던 소속팀 덴버에 우승을 안기며 자신은 파이널 MVP로 거듭났다.

하킴 올라주원을 잇는 아프리카 괴물로 꼽히는 조엘 엠비드(30‧213cm)가 요키치에 가로막혀 2인자의 아픔을 곱고 있을 정도다. 요키치만 아니었다면 엠비드는 리그 최고의 센터는 물론 역대급 센터들과 조금씩 비교되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리그에 좋은 빅맨들이 적지 않지만 요키치의 아성을 흔들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이 못하는게 아닌 요키치가 워낙 대단하기 때문이다.

요키치의 별명은 여러개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조커(Joker)다.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조커는 배트맨 시리즈에서 고담시의 수호자 배트맨과 맞서는 악당으로 나온다. 이후 다른 작품에도 조금씩 얼굴을 비치더니 현재는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빌런 중 한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조커에 대한 해석은 가지각색이지만 기본적으로 그는 악당이다. 그것도 어지간한 악당과는 격이 다른 미치광이 기질을 가진 보스급으로 악명이 높다. 반면 요키치는 모범생에 가깝다. 한번씩 격하게 감정을 드러낼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를 도발하거나 감정싸움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농구 외적으로 개성을 드러내거나 기행을 펼쳐가는 캐릭터도 아니다.

오히려 농구 외적으로 너무 재미가 없어 실력대비 인기가 적은 선수이기도 하다. 흡사 샌안토니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팀 던컨을 연상시킨다. 혹자는 화려하지 못한 플레이 스타일, 비 미국 출신 등을 이유로 들지만 그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만약 그가 끼가 넘치거나 화려한 언변을 자랑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공산이 크다.

물론 조커라는 별명은 외모나 캐릭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언론과 팬들에 의해서 종종 쓰여지기는 하지만 기실 배트맨 조커와도 별 관련은 없다. 그저 이름에서온 유사성과 다재다능하고 예측 불가한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만들어진 닉네임이다. NBA 중계를 보다보면 요키치가 트럼프 카드를 들고 있는 그래픽 영상이 종종 등장한다.

참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카드에서 조커가 그렇듯 요키치는 언제든지 게임 흐름을 쥐고 흔들면서 판 자체를 뒤엎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이다. 요키치는 NBA 역사상 가장 유니크한 센터로 평가받는다. 힘으로 상대팀 골밑을 부숴버리던 샤킬 오닐, 마이클 조던에게 ‘스몰포워드다’는 말까지 들었던 하킴 올라주원, 흡사 스윙맨처럼 플레이하는 엠비드 등도 충분히 유니크하지만 희소성을 따진다면 요키치 쪽이 훨씬 더 높아보인다.

백인센터의 상당수가 그렇듯 요키치는 운동능력, 탄력 등에서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다. 아니 냉정하게 말하면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농구적으로 똑똑한 선수라는 평이 있었음에도 드래프트시 하위순번까지 밀려버린 가장 큰 이유다. 그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같은 부분에 약점이 있는 선수는 상위권에서 경쟁하기 힘들 경우가 많았던지라 별다르게 타팀의 관심을 끌지못했다.

하지만 많은 팀들은 제대로 실수했다. 요키치는 일반적인 선수들처럼 빠르고 높이 뛰지는 못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완성도가 탁월하고 무엇보다 BQ와 전술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지라 장점으로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선수였다. 조커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요키치는 다재다능하다.

슛, 포스트업, 페이스업, 패스, 스크린 등 공격 면에 있어서 못하는 것이 없다. 심지어 돌파까지 수준급이다. 흔히들 빠르고 운동능력이 좋지 못하면 돌파는 구사하기 힘든 옵션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요키치는 기존 농구의 상식을 무참히 깨는 선수다. 자신을 막는 수비수는 물론 상대팀 전체의 수비 시스템을 읽어가면서 타이밍을 뺏을줄 안다.

느릿느릿한 것 같지만 다양한 옵션과 훼이크로 수비수의 리듬을 무너뜨리고 빈틈을 찾아내 어렵지않게 공격을 성공시키기 일쑤다. 폭발적인 괴수형 빅맨들이 알고도 못 막는다면 요키치는 몰라서 못 막는다고 보는게 맞다. 거기에 자신의 큰 체격과 힘을 적절하게 이용해 신체능력 적인 면에서도 크게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대해 서울 삼성 김효범 감독대행은 지난시즌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흔히들 신체 능력하면 스피드, 탄력 등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요키치의 듬직한 몸과 파워도 그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신체적 장점을 통해 상대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덴버는 36승 17패(승률 0.679)로 서부 컨퍼런스 4위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1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승률 0.692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1~4위는 그야말로 박빙인 형세다. 잠깐 연승과 연패만 이어져도 금세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태다. 덴버에게도 얼마든지 서부 컨퍼런스 1위의 기회가 남아있다.

거기에 지난 시즌 요키치와 팀 덴버는 큰 경기에서 엄청난 위력을 증명했다. 아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된다면 경계대상 1호가 될 것이 분명하다. 과연 덴버는 올 시즌에도 파이널을 접수하며 2연패로 신흥명문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을까? 가능성은 높다. 누구를 상대로도 판을 흔들 수 있는 최고의 조커 요키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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