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퇴폐 마사지 후기

중국 퇴폐 마사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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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몇 년간 밥먹듯 새벽 야근을 하고 만성적 수면부족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큰 병치레는 하지 않았지만, 컨디션이 좀 안좋다 싶으면 나타나는 증상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경추성 편두통이다.  대학교때부터 이어져 온 나의 자그마한 지병인데 아무래도 핸드폰 중독 때문일 테지..  1:1 필라테스에 아무리 돈을 쳐바르고 바른 자세를 해보려고 해도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진 않았고 최근 몇개월간은 맘껏 놀고먹는데도 오른쪽 뒷덜미에서부터 뒷통수로 올라오는 통증은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지난 일요일에는 뭔가 체한건지.. 두통에 구토까지 하고  7시도 되지 않았을 때 잠에 들었다. 타지에서 아플 땐 내가 죽으면 누가 먼저 발견할까.. 나 죽고 핸드폰 기록 보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사파리에 자동완성 기록 자주 지워야함. 

 

아무튼 월요일에는 많이 나아져서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척 하고 댄스학원에서 허우적 거리기까지 완료한 후에 마사지를 받아볼까 하고 어플을 뒤졌다. 마침 근처에 최근 개업해서 행사를 하는 마사지샵이 있어서 이거다 하고 가게로 향했고 어플 광고보다 간판이 좀 촌스럽긴 했지만 아무런 의심 없이 들어갔다. 가게에 들어가자 갓난아기를 안고 츄리닝을 입은 언냐가 반겨줬다. 보통 마사지샵은 유니폼을 입고있긴 한데...  생각해 보니 이때부터 좀 뭔가 보통이 아니긴 했구나. 

 

중국에는 따중디엔핑이라는 트립어드바이저랑 비스무리한 어플이 있다. 이 어플에서 별점 후기도 확인하고, 바로 쿠폰을 구매해서 마사지나 음식 등을 주문을 할 수 있다. 대충 트립어드바이저랑 그루폰이 합쳐진 형태라고 하면 되려나. 츄리닝 사장님한테 어깨가 아프다고 얘기했더니 200위안짜리 (한화 약 36000원) "한국식 마사지"를 받으라고 해서 그걸로 하기로 했다. 한국식 마사지 어케하는건데 뭔데?.. 한국에서도 중국식 태국식밖에 안받아봐서 몰라...

 

마침 이 날은 점심에 시장에서 야채를 샀던 날이라 장바구니도 의자에 잘 놔두고 마사지사를 얌전히 기둘렸다. 그러자 어떤 여자가 문을 열고서 눈웃음을 치며 "커이마? (괜찮아요?)" 라고 물어봤다. 뭐가 괜찮냐는 건가 싶으면서도 커이 커이 라고 일단 얘기하니 그 여자가 들어왔는데 세상에 똥꼬바지에 힐을 신고 있는거다...? 얼굴엔 엄청난 가짜 속눈썹에 새빨간 립스틱... 

 

나 : (당황..) "여기 정상적인 데 맞나요????????"

언냐: "아.. 안마용 의자 있는데로 방 옮겨줄까요?" (이 방에는 누워서 받는 침대만 하나 있었음)

나: "아뇨 그건 괜찮은데.. 그쪽 옷이 좀 노출이 심한 것 같아서요."

언냐: ".. ^_^ 물 가져올게요"

 

아래는 마사지 다 끝나고 허락받고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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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내가 가봤던 마사지샵은 침대가 방의 한가운데에 있고 마사지사가 침대의 주위를 이동하며 마사지를 해주는 방식이었다. 내 궁디에 올라 탄 마사지사는 니가 처음이야.

 

그러고 보니 여기는 침대가 벽에 붙어있어서 침대 주위에 서서 마사지를 할 수가 없는 구조구나.. 중궈 친구한테 방이랑 침대 사진을 보여줬더니 인테리어도 좀 분위기가 이상하고 마사지샵에서 이런 침대 사이즈 첨본다고 침대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누울 사이즈라며...

 

등 맛사지를 받으면서 언냐 다리의 맨살도 같이 느끼면서 ㅠ 혹시 "부가 서비스" 강매하면 어떡하지.. 바지 벗기고 서비스 들어가면 (?) 어떡하지  걱정하느라 초긴장 상태였다. 그러다 예전에 본 다큐멘터리 생각까지 났다. 중국에 놀러온 한국 아재들이 퇴폐업소 한번 가보자 해서 가면 아가씨들이 막 바가지 씌우고.. 돈 안주면 조폭들이 와서 협박하고  패버리고 그런 내용. 다큐가 아니고 어디 인터넷에서 본거였던가.. 갑자기 급 무서워지면서  이러다 팔려가면 어떡하지.. 언냐 다리 부드러운 살결이 내 허리에 부벼지는 동안에도 무서웠음 아무튼ㅜ ㅜ 핸드폰 뺏길까봐 온갖 신경 다 핸드폰에 있고...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이미 마사지는 끝나버렸고 

"언니 넘 이쁜데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되요?" 했더니 아니 내가 뭐가 이쁘냐며.. 수줍게 포즈를 취해줬다. 츄리닝 사장님이 다시 방에 들어와서 계산을 하고 핫팬츠 언냐는 나가는 날 눈웃음으로 배웅해줬다.. 부가서비스 강매 뭐 그런 일은 없었다. 심지어 보통 마사지샵에서 다 하는 회원권 구매 권유도 없이. 그냥 쿨하게 보내줌 ..

 

정말 중국생활 몇 년 차인데도 또 (굳이 겪어볼 필요 없는) 신기한 일을 겪어본다... ㅎㅏ 별일이네. 

 

+ 다른 중국인 베프한테 사진을 보여주면서 여기 어떤거 같냐고 하니까 "글쎄? 퇴폐업소 나 안가봐서 모르겠는데. 너한테 막 돈 더받았어? 아닌거면 그냥 그 사람 패션 스타일 아닐까? 근데 안춥나?" 이럼 ㅋ 이년은 항상 조금이라도 중국에 대해 안좋은 얘기 나오면 이런식 ㅋ 얘가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중국인으로서 프라이드가 쩔어서 중국/중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건 조금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이러는 건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ㅋ 

  

+ 중국 다른지역에 사는 친한 한국인 언니한테 사진 보내줬더니 빵터지면서 왜케 마사지사 남자같이 생겼냐고.. 얘기하면서 생각해 보니 처음에 핫팬츠언니가 커이마 이럼서 괜찮냐는건 "내 가 마사지 해도 괜찮냐 내 와꾸 괜찮냐"는 거 아닌가 싶음...?

언니는 영사관에서 일을 몇 년 했었는데 퇴폐업소에서 지갑이랑 가진 돈 다 뺏겨서 영사관에 도움 청하는 남자들 많이 봤다고 했다..ㅋ 다만 그런 사람들은 보통 중국어를 아예 못하는 출장 온 아재들이었고.. 젊은 여자한테는 안그러지 않을까 싶다고. 일단 이 언냐랑 츄리닝 언냐 둘 다 다행히 내가 외국인인지 몰랐던 거 같음.. 시바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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