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가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카지노가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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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輝昌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바다이야기' 사건 이후로 도박(賭博)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도박은 금전적 파탄뿐 아니라 정신병 내지는 자살과 살인에까지 이르게 하기 때문에 도박꾼 개인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관심사이다.

대체적으로 도박 게임의 룰 또는 기계는 확률상 도박장에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 또한 도박업주가 가끔 기계를 조작하거나 여러 가지 사기를 치기 때문에 도박하는 사람이 언제나 불리하게 마련이다. 이와 관련된 많은 사례들이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빠진 것이 있다. 만약 도박에서 따거나 잃을 확률이 똑같고 도박장에서 사기도 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그래도 도박하는 사람이 잃는다. 도박 중에서 '블랙잭'이라는 게임은 따거나 잃을 확률이 거의 같아서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등 도박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다. 그리고 실제로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에서는 사기를 치지 않는다.

여기서 전문적 딜러 수준의 실력을 갖춘 도박꾼과 카지노의 딜러가 맞붙었다고 가정하자.결과는 도박꾼이 돈을 모두 잃는다. 확률도 불리하지 않은데 왜 그럴까?


사기를 치지 않을 경우 도박꾼의 실력이 좋다는 것은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실력만 갖고는 돈을 딸 수 없다. 도박꾼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언제 도박을 멈추느냐에 있다. 도박꾼과 딜러가 정상급 선수들이어서 모두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패가 잘 들어오는 운(運)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따라서 도박꾼은 운이 상승해 있는 상태에서 도박을 그만 두어야 하는데,그 운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도박을 계속하게 되고 결국은 돈을 다 잃고 나서야 멈추게 된다.

물론 어느 정도 돈을 따고 나서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며칠 후 다시 와서 도박을 하게 되고 돈을 다 잃을 때까지 계속한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에서는 돈을 따는 사람들에게 아주 잘 대해준다. 언젠가는 다시 와서 잃을 때까지 하기 때문이다.

도박꾼의 운은 수학에서의 '사인곡선'처럼 위 아래로 움직이다가 원래는 평균적으로 제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박꾼들이 딸 때는 계속하고 다 잃을 때에 그만 두기 때문에 실제로는 사인곡선이 거의 바닥을 칠 때 도박을 멈추게 되어 결과적으로 운이 마이너스가 된다.

한편 도박장의 딜러는 돈을 아무리 잃어도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운의 평균이 제로가 된다. 통계학적으로 말하면 도박꾼의 기대값은 마이너스이고,딜러의 기대값은 제로이기 때문에 도박꾼이 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면 도박꾼이 기대값을 제로까지 높여서 도박장의 딜러와 같은 수준의 확률을 만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도박하는 시간과 금액을 정해놓고 하면 된다. 일정시간 동안 일정금액을 잃을 때까지만 한다. 또한 그 금액만큼을 따거나 일정시간이 지나면 그 순간 그만둔다. 이 경우 돈을 잃거나 딸 확률은 같게 된다.

물론 도박하는 금액을 너무 많이 책정하면 안된다. 도박을 아무리 잘해도 잃을 확률이 50%나 되기 때문이다. 적절한 금액은 돈을 잃어도 잘 놀았으니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의 금액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에서 여기저기 환호성이 터지는 소리를 듣고 그들이 돈을 따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들은 적당한 돈을 잃으면서 노름을 오락으로서 즐기고 있는 것이다.

도박은 특이한 체질을 가진 사람만이 중독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라도 잘못하면 도박의 덫에 걸려들 수 있다. 자기가 도박에 대해서 남다른 재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다. 도박을 할 때는 재주가 아니라 자기통제력이 핵심이다. 통제력이 있으면 적당한 비용으로 오락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도박으로 한 밑천 잡으려다가는 결국 다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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